냉장고 앞에서 시작된 고민
어느 날 냉장고를 정리하다가 유통기한이 지난 두부와 시들어버린 채소들을 버렸다. 이번 달만 세 번째였다. 마트에서 분명히 요리하려고 사왔는데, 막상 냉장고를 열면 뭘 만들어야 할지 생각이 안 나서 결국 배달을 시키고, 재료들은 그렇게 버려졌다. '냉장고에서 버려지는 식품을 줄이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이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그 질문을 Claude에게 던졌다.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냉장고 재료를 사진 찍으면 AI가 자동으로 인식하고 요리를 추천해주는 앱이 있으면 어떨까?" Claude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했고, 같이 만들어보자고 했다. k냉털은 그렇게 시작됐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까지
처음에는 막연한 아이디어였다. '재료 인식 앱'이라는 큰 그림만 있었지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전혀 몰랐다. 그래서 Claude와 함께 기획서부터 작성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이 쓸 앱인지, 핵심 기능은 무엇인지, 사용 흐름은 어떻게 되는지를 하나씩 정리했다.
기획 단계에서 가장 먼저 한 것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조사였다. 비슷한 앱이 이미 있는지 확인해봤다. 검색해보니 비슷한 개념의 앱이 3~4개 정도 있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기존 앱들은 레시피 검색에 집중되어 있었고, 재료 자동 인식이나 유통기한 관리, 쿠팡 연동 장보기 같은 기능은 없거나 부족했다. 경쟁 앱을 분석하면서 오히려 방향이 더 명확해졌다.

이 앱을 만들게 된 3가지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단순히 아이디어가 좋아서만은 아니었다. 이 앱을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결심한 데는 세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 이유 — 냉장고 식품 낭비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싶었다
매달 반복되는 식품 낭비가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라는 걸 알고 있었다. 냉장고를 열었을 때 '이 재료로 뭘 만들 수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면 배달 앱을 켜는 대신 요리를 시작할 수 있다. 앱 하나가 습관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이나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더 필요한 앱이라고 느꼈다. 비건 요리를 원하는 사람이나 일주일 식단을 미리 계획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할 수 있다. 식단을 저장하고 그에 맞춰 재료를 관리하면 불필요한 식재료 구매를 줄이고, 그만큼 배달 음식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배달비가 점점 오르는 요즘, 냉장고 재료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한 달 식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두 번째 이유 — 앱 개발 전체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현재 다른 형태의 앱과 게임 앱도 개발 중이다. 이 프로젝트들을 제대로 진행하려면 앱 개발부터 구글 플레이 등록까지 전체 과정을 한 번 직접 몸으로 익혀야 했다. 설령 앱이 잘 안 되더라도 '전체 프로세스라도 알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었다.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 직접 해보는 것 외에는 제대로 알 방법이 없었다.
세 번째 이유 — 수익화 모델을 실제로 구현해보고 싶었다
앱을 무료로 제공하되 구글 애드몹 광고와 쿠팡 파트너스 링크로 수익을 만드는 구조를 실제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블로그 애드센스와 비슷하지만 앱이라는 다른 플랫폼에서의 수익화 경험이 필요했다. 이론으로 아는 것과 직접 구현해서 운영해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처음 만들기 시작할 때의 솔직한 심정
기획서가 완성되고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하려는 순간,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이게 될까?' 하는 의심이 먼저 들었다. 코딩을 배운 적도 없고 앱 개발 경험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AI와 대화만으로 앱을 만든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동시에 '안 되더라도 해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최악의 경우 완성된 앱이 없더라도 개발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 — 앱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구글 플레이 등록은 어떻게 하는지, API는 어떻게 연결하는지 — 이런 것들만 알아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보다 과정에서 얻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Claude와 함께 기획서를 만들다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Claude와 함께 기획서를 작성했다. 어떤 기능이 핵심인지, 사용자가 앱을 열었을 때 어떤 흐름으로 사용하는지, 수익 구조는 어떻게 할지를 하나씩 정리했다. 코딩을 모르는 입장에서 Claude와의 대화가 기획 도구이자 개발 도구였다.
처음에 내가 생각한 기능과 Claude가 제안한 기능을 종합해서 최종 기능 목록을 만들었다. 재료 사진 자동 인식, 요리 추천, 레시피 저장, 칼로리 자동 계산, 쿠팡 연동 장보기, 유통기한 관리 — 이 여섯 가지가 k냉털의 핵심 기능으로 확정됐다. 지금 돌아보면 이 기획 단계가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다. 방향이 명확해야 개발도 흔들리지 않는다.
기획이 끝나고 나니 '이게 될까?'라는 의심보다 '어디서부터 시작하지?'라는 질문이 더 커졌다. 그 답을 찾는 과정이 3편에서 시작된다. AI 도구를 활용한 개발이 처음이라면 진짜 무료! 지금 바로 쓸 수 있는 AI 도구 총정리를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결론 — 아이디어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k냉털이 만들어진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냉장고 식품 낭비 문제 해결, 앱 개발 전체 프로세스 경험, 수익화 모델 구현. 거창한 사업 계획이 아니라 일상의 불편함에서 시작된 질문 하나가 3개월의 개발 여정으로 이어졌다.
코딩을 몰라도 아이디어가 있고 AI와 대화할 수 있다면 시작할 수 있다. 완벽한 준비보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과정에서 배웠다. 3편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개발을 시작했는지, 웹앱으로 첫 번째 버전을 만드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